박근혜 대통령은 8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촉발된 국정 마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국무총리로 좋은 분을 추천해 준다면 그분을 총리로 임명해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하는 권한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를 전격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과 만나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공을 국회로 떠넘긴 셈이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세균 의장은 국회가 적임자 추천을 하면 임명을 하고 권한을 부여하셔야 하고 차후 권한 부여에 대한 논란이 없도록 깔끔히 정리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힘들더라도 국민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수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총리가 내각을 통할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보장하는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어렵다”며 “어려운 경제여건을 극복해 경제를 살리고 서민 생활이 안정될 수 있도록 여야가 힘을 모으고 국회가 적극 나서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정 의장은 “대통령 말씀을 정당에 잘 전달하고 제 정당이 위기극복에 협력하도록 소통 잘하겠다”면서 “또한 총리 후보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인물, 국민의 동의가 중요하다. 이런 인물을 찾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당리당략을 벗어나 정성을 들이고 마음을 비우고 국민과 국가만을 생각한다면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한 야권 원로들과의 오찬 회동 후 박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의 내각 통할’ 발언에 대해 “일단 저와 야당이 제안했던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와 다르고 민심과도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김원기 임채정 전 국회의장과 고건 이해찬 전 국무총리 등 오찬에 참석한 야당 출신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들도 박 대통령의 제안이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경남타임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