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말하자면 “새 정치 실현의 실패”라고 본다.

두마디로 말하면 “구태의 장벽은 높았고,절대 포기하지 않는 민주당의 집착”이라고 본다.

야권단일화를 갈구하는 국민들의 염원은 끝내 한 국민의 투신으로 까지 이어졌고, 민주당에서는 익숙한 장면이겠지만 안철수 캠프에서는 상당한 중압감이었다는 분석이 따랐다.

안철수는 사퇴문에서 “문재인 후보와 저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어서 “더 이상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는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되자 민주당의 조직적 여론몰이를 견제하기위해 협상을 잠정중단한 적도 있지만, 민주당은 이런 부분에서는 또 익숙하다. 군소정당들을 이런방식으로 수차례 무릎 꿇린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안철수는 종극에는 문재인에게 여론은 뒤쳐지고 있고, 국민이 준 창과 갑옷만으로 구태정치의 철갑을 뚫기 어려웠음을 절감했을 것이다. ‘구태정치의 철갑’, 우리는 때로는 ‘정당’이라고도 부르고,‘조직’이라고도 부르기도하며 ‘정치’라고도 한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가 아니라 ‘정치인을 위한 정치인에 의한 정치인의 정치’ 그것이다.

안철수는 분명하게 “백의 종군하겠다”고 호언했다.그러나 문재인을 지지하지는 않았다.

애초 신당을 창당하기 어려웠고 촉박했다.사퇴하기 전 까지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내 혹은 더 넓은 폭으로 당선가능성이 높은 양상을 보였다.그러나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조직적으로 압박하고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가 양보할 수 없게 하는 민주당의 열성이 빛을 발산했다고 본다.

안철수가 들었던 ‘구태정치의 종식’이라는 깃발만 전장에 휘날리고 함성은 사라지고 있다.새누리당이 고개돌리고 웃음짓는 소리만 높은 형국이다. 그토록 바라던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양자대결로 본선 링이 올랐기 때문이다. ‘100대 맞아 주고 한방에 보내기’라는 새누리당의 전략이 적중한 셈이다.

안철수 사퇴의사 의 “백의 종군”, 새로운 정치세력을 키워야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담았다고 본다. 1년여 후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 까지 한땀 한땀 새로운 창과 갑옷을 지어야한다.

18대 대선과 서울시장 보선에서 안철수는 사퇴와 양보에 있어 유일하게 무엇도 요구하지 않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영남과 호남, 보수와 진보, 분열된 국론을 모을 수 있는 적임자로 국민들은 안철수를 불러 세웠을 뿐이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고 안철수는 열변했다.

그러나 결국 또 다시,현실적으로 새누리당과 민주당, 영남과 호남의 대결로 만나게 됐다.

안철수 대선 출마 이후 각 정당은 쇄신을 주장하고 나섰고 정치개혁을 공론화 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안철수의 짧은 등장이 남긴 업적으로 봐야할 것이나 후보사퇴가 정계은퇴로 끝나기 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자양분이 돼야 마땅하다. 대한민국의 미래, 젊은 세대들의 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하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