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명중 23명이 ‘20석 이하’ 예상…“이대로면 총선 ‘반토막’”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수준이다. 이대로 가면 ‘반토막’이다.”
한나라당이 내년 실시되는 19대 총선에서 서울지역 의석의 절반 이하밖에 획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름 아닌 서울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놓은 예상이다. 물가대란 등 서민경제 악화와 ‘MB 정부’의 독선으로 인해 ‘민심’이 돌아섰음을 느낀 탓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이 최신호(제179호)를 통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역 한나라당 의원 34명에게 “이대로 간다면 한나라당이 서울에서 몇 석을 건질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던진 결과, 13명이 ‘20석 미만’을 예상했으며 20석 가량을 차지할 것이라고 답한 이도 10명에 달했다.
서울지역 전체의석의 절반인 24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 의원은 8명이었다. 25석 이상의 과반수를 예상한 ‘낙관적인 전망’은 3명에 불과했다. 지난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이 서울지역에서만 ‘40석’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위기의식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나타내는 수치인 셈이다.
인터뷰에 응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비교적 솔직하게 ‘악화된 민심’을 전했다.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을 이기고 당선된 경험이 있는 한 의원은 “지난해 지방 선거때 25개 구청장 중 21곳에서 졌는데 지금이 그때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며 “인사 등에서 (대통령의) 독선과 일방주의 국정이 나올 때 마다 지역이 더 힘들어 진다. 지금 분위기는 탄핵 때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금 하면 10석 남짓이다. 강남 3구 빼고 이길 데가 안보인다”고 쓴 소리도 눈에 띄었다.
많은 의원들은 서민경제 악화로 인한 ‘민심의 무서움’을 토로했다. 김용태 의원(양천을)은 “설 내내 시장가서 혼나고 고깃집 가서 혼났다”고 전했으며 한 의원은 “(경제) 지표는 좋다는데 내 주머니는 비었으니 생활고에 박탈감, 배신감까지 더해지는 거다. 정부는 이걸 모르고 계속 자랑이나 하려드니 현장에 있는 우리만 죽어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홍준표 의원(동대문을)은 “역대 선거결과를 보면 서울은 원래 보수정당이 20석 이상 얻기 힘든 곳”이라며 “17, 18대 총선이 연달아 ‘바람선거’여서 잊고 있지만 일반적인 구도에서 붙으면 그 정도로 수렴될 것”이라는 생각을 나타냈다.
실제로 14대 총선이후 한나라당(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포함)이 서울지역에서 20석 이상을 가져간 경우는 15대 총선과 18대 총선 두 번 뿐이었다. 나머지 총선에서는 모두 20석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한편, 대부분의 서울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은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주민투표에 자신감을 보였으나 한 중진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까지 건다니 두고는 보겠다”면서도 “‘공짜 대 공짜 반대’를 주민투표에 부치자는게 대체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라디오21 문용필 기자>
하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