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죽이기’ 의혹 뒷받침

“연말까지 쭉 개헌을 밀어야 한다. 친이계가 정권을 잡아야 한다.”

최근 한나라당 내 친이계가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개헌 논의’에 ‘박근혜 죽이기’라는 정치적 목적이 담겨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일고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정권 실세’의 발언내용이 보도됐다. 이에 개헌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친이계와 친박계의 감정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간조선 최신호(2143호)의 보도에 의하면 여권의 한 소식통은 “개헌의총 기간 중 정권 핵심 실세 와 친이계 중진이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나 나눈 개헌 관련 대화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 정권 핵심실세 A씨는 이 자리에서 개헌문제와 관련, “친이 세력을 모아보려는 것이다. 연말까지 쭉 개헌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이번에 ‘친박 입장’이라는 게 영양가가 없다는 것을 한번 보여줘야 한다. 친이계가 정권을 잡긴 잡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 중진인 B 의원은 “다음 국회에서 돌격대 격으로 국회의원 50~70석만 확보하면 된다”, “국회의원 50명만 확보하면 개헌을 해도 좋고 안해도 그만이다”등의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그는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를 가리켜 “지가 대통령이 된들 우리가 모든 세력을 잡고 있을 수 있다”, “박근혜가 정권을 잡아도 우리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 “친박들은 불과 30~40명을 갖고 저 XX을 하고 있다” 등의 말로 적대감을 숨기지 않았으며 “박근혜가 정권을 잡으면 친이계가 분당할 수도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친이계 인사의 발언은 사실여부를 떠나 안 그래도 ‘개헌문제’을 두고 계파간 갈등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에 적잖은 격랑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친박계로서는 친이계의 ‘개헌 압박’에게 계속 맞설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얻은 동시에, 친이계에 ‘역공’을 가할 수 있는 찬스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분당’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은 양 측이 ‘여야 관계’ 만큼이나 냉랭한 분위기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차기 대선까지 아직 1년 10개월 가량의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양상이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지 주목된다.

<라디오21 문용필 기자>

하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