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의 지난 3년간 정책에 대해 국민의 60%가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50% 이상의 지지율도 30%대로 급추락했다. 온라인 조사와 전화 조사를 병행해 젊은 층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여론조사기관인 GH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경제 대통령’을 내세웠던 이명박 정부의 3년간의 경제정책에 대해 ‘잘못했다’(58.3%)가 ‘잘했다’(27.7%)보다 월등히 높았다. 30.6%p의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GH코리아는 이번 조사에서 온라인 조사와 전화 조사를 병행하는 방법을 시도했다. 그간의 전형적인 조사는 유선전화로만 실시해 30%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선전화 미보유자가 설문 대상에서 빠졌다. GH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은 주로 유선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전화를 이용해 정확한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온라인 조사는 유선전화 조사에서 원천 배제되는 젊은층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명박 정부에 대해 민심은 전반적으로 혹독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정권 3년 들어 ‘가계 살림이 나빠졌다’(54.6%)는 응답이 ‘좋아졌다’(14.4%)보다 월등히 높은 것(40.2%p 격차)으로 조사됐다. 최근의 물가 대란, 전세값 폭등, 구제역 재앙으로 인한 농축산업 붕괴 위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해서도 ‘매우 잘한다’는 응답(3.8%)을 비롯해 ‘잘한다’는 평가가 33.8%였고 ‘매우 잘못한다’(19.7%)를 포함해 ‘잘못하고 있다’가 55%로 부정적 의견이 높았다.
가장 잘한 분야는 외교(30.5%)였으며, 경제(24.4%), 복지(8.6%), 남북관계(8.0%), 정치(7.2%)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잘못한 분야는 경제(26.8%)가 1순위로 꼽혔으며 정치(15.9%), 남북관계(13.6%), 부동산 안정(13.2%)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국민들의 절반이상(51.6%)은 이명박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일자리 창출’(16.8%)과 ‘전세난 해결 등 주거안정’(14.0%) 등을 꼽아 최근 취업난, 전세대란 등으로 인한 흉흉한 민심을 반영했다.
물가안정은 모든 연령층에서 절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혔다. 20대 57.2%, 30대 56.5%, 40대 40.0%, 50대 50.0%, 60대 이상은 53.7%로 연령에 관계 없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연령별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는데 40대는 전세난 해결 등 주거 안정(27.1%)을 상대적으로 높게 꼽았다. 50대(32.5%)와 60대(25.2%)에서는 고령화에 따른 노인 취직 문제와 자녀들의 취업난 문제가 반영돼 ‘일자리 창출’ 문제에 상대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국민들의 절대 다수(62.3%)는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운영을 마무리하기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로 ‘국민과의 소통’을 꼽았다. ‘정당과 청와대 간의 협력’(8.7%), ‘인사’(8.6%), ‘친화력 부족’(6.1%), ‘잘 모르겠다’(5.1%), ‘실무까지 챙기는 스타일’(4.8%), ‘리더십’(3.9%) 등을 압도하며 이 대통령에게 ‘소통과 신뢰’를 요구했다.
정치 현안과 관련 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에 대해선 ‘모든 시.도에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32.2%)는 의견이 ‘충청도에 유치돼야 한다’(22.8%)보다 많았다. 지역편향 심리가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무상급식은 ‘소득이 낮은 계층 자녀를 우선 대상으로 하는 선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 여론이 53%로 ‘전면 무상급식’(41.1%)보다 높았다. 개헌에 대해서는 찬성(41.1%)이 많았으나 시기는 ‘차기 정부로 넘기자’(43.1%)는 의견이 많았다.
‘만약 내일 대통령 선거를 한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38.1%로 1위, 유시민 국민참여당 정책연구원장이 10.8%로 2위를 기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6.1%), 손학규 민주당 대표(4.7%),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4.2%), 김문수 경기지사(4.1%) 등이 한 자릿수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온라인과 전화를 통해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도에서 ±3.1%이다.
<라디오21 민일성 기자>
하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