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를 원천봉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고 시민들은 트위터를 통해 부당함을 알리며 ‘무한알티(퍼나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대학생연합,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등록금넷’은 오는 4월 2일 서울 시청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대학생 5천여명이 참석하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시민ㆍ대학생 대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11일 심각한 교통 불편을 초래하고 해당 구간에 다른 집회가 이미 신고돼 있다는 이유로 집회를 허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집회 주최측은 “차량 운행에 영향을 덜 미치는 곳으로 다시 신청했는데 경찰이 집회를 불허했다”며 “앞서 신고된 집회도 누가 봐도 분명한 ‘유령 집회’”라며 경찰의 강압적 방침을 맹비난했다.
이명박 정권의 대학생들에 대한 강압적 태도는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경찰은 21일 대학연합 학술동아리 ‘자본주의 연구회’ 관련자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홍제동 대공분실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문화연대 소속 대학생 51명도 전원 연행했다.
경찰은 또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류모씨도 집회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3번째 출두요구서를 보냈다. 류씨는 지난 1월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진행된 전국 대학 총학생회장단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봤는데 경찰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불법집회라고 보는 것이다. 경찰은 류씨가 출두를 거부할 경우 체포영장 신청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트위터에 “이명박 정권이 ‘4.2 반값 등록금 범국민대회 집회’를 원천 금지했다”며 “치솟는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의 입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고 맹비난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은 자신들이 약속한 반값등록금을 철저히 외면했다”며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부터 반성하고 사죄하기는커녕, 집회를 막으려고 몽둥이 들고 협박해선 안 된다. 도둑이 되레 매를 든 격이다”라고 성토했다.
천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은 고통 받는 대학생들의 살아있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대학생 탄압을 즉각 중단하고, 집회금지를 당장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동당도 23일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정권의 대학생들에 대한 탄압과 무시는 날이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지고 그 방법이 더욱 치졸해지고 있다”며 강력 비판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1000만 원이 넘는 대학등록금, 8%를 넘는 청년실업률, 학술동아리 활동을 빌미로 삼은 시대착오적인 공안탄압”이라며 “이명박 독재정권 하에 살아가는 대학생들은 학교 다니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공부를 하는 것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절망적인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일부 대학에선 이런 무자비한 정권에 부응이라도 하려는 듯 등록금 인하 퍼포먼스를 한 총학생회 학생들을 징계위에 소집하고, 심지어 머리채와 멱살을 잡는 폭력을 당당히 행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일부 대학의 강경 행태를 규탄했다.
우 대변인은 “대학생들에 이러한 이중 삼중고의 진앙지는 바로 이명박 정부”라며 “대학생들 고통의 진앙지를 자처하는 것도 모자라 경찰을 내세워 공안탄압을 일삼고 친정부적인 대학재단을 부추겨 등록금 동결 운동마저 짓밟는가”라고 성토했다.
우 대변인은 “이명박 정권과 경찰은 대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고문을 즉각 중단하고, 4.2반값등록금 범국민대회 불허를 당장 철회하고 평화적, 합법적 시위를 적극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트위터에는 “집회 허가할 때까지 무한알티 해 봅시다”, “한번 누가 이기나 봅시다”, “드디어 대학생들과 싸움 시작한 MB정권, 반갑다”, “그렇게 계속 눈과 귀를 막고 외면하려 해봐라 몸으로 느끼게 될 날이 올 것이다”며 ‘무한알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배우 김여진씨는 다음달 2일 개최되는 ‘2011 새내기 콘서트’ 응원 영상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상기시키며 “등록금을 반값만 내자”고 말했다.
김씨는 “저는 반값등록금 이야기 들은 적 있고, 여러분들도 그렇게 들은 적 있다”며 “(이명박 정부에게) 실행하라고 요구하지 말고 반값만 내자”고 제안했다.
<라디오21 민일성 기자>
하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