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을 구하자!! 민주주의를 살려내자!!
민주주의의 임종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한명숙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한나라당의 어느 후보와 대결을 해도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오는 결과다.
내년에 서울시장선거에서 한명숙이 당선된다는 사실은 이명박 정권으로서는 꿈도 꾸고 싶지 않은 최악의 소름끼치는 악몽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 바로 이어지는 것이 ‘레임덕’이다. 집권자에게 ‘레임덕’처럼 무서운 것은 없다. 영이 서지 않는다. 바지저고리만 남는다. 퇴진준비밖에 할 일이 없다.
마구 파헤쳐놓은 4대강은 어쩌나. 세종시는 어쩌나. 정신이 아득할 것이다. 우선 한명숙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부터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
뇌물을 건넸다는 대한통운 전 사장 곽영욱의 진술 하나에다 목을 매고 한명숙을 소환하겠다는 검찰의 행위가 얼마나 부당한 행위인가.
검찰의 행동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 수법과 같다. 설사 한명숙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명이 돼도 상처는 깊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검찰이 노리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어디 하나 둘인가.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의 행위는 한마디로 한명숙 죽이기라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 이끈 검찰과 몇몇 악덕 수구 언론의 주고받기 식 악랄한 보도를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대한민국 형법 126조 ‘피의사실 공표죄’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년 이하의 자격정치에 처한다고 되어 있다. 이를 검찰은 모르는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게 한 원인제공자인 검찰과 더러운 언론이 한명숙에게도 똑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인식은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한명숙을 옳아 매려는 범죄는 한명숙이라는 한 정치인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범죄인 것이다. 때문에 한명숙을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의로운 싸움이다.
대한민국은 2차 대전 후 세계에서 가장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로 칭송을 받아 왔다. 뿐만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를 종식시킨 자랑스러운 투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전통이 훼손되고 민주주의는 말라죽어가고 있다. 이미 전 세계가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음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동구라파에서 열린 학술회의에 참가한 한국 교수들은 한결같은 질문에 곤혹스럽다고 했다. 질문은 한국이 독재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민주주의는 임종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여론의 도마 위에 검찰이 오른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국민의 어느 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압수사를 잊겠는가.
검찰 빨대와 저질 수구언론이 펼친 추잡한 시나리오는 분명하게 역사에 기록되고 검찰의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 ‘힘을 잃은 권력’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왜 이렇게 다른가.
검찰청법 제4조 2항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검사의 정치적 중립과 권한남용 금지는 민주국가 국민의 당연한 요구다. 이 요구가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검찰을 정치권력으로부터 분리해냄으로써 검찰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켜야 한다.
검찰은 공평무사해야 한다. 형평을 잃으면 어느 국민도 승복을 못한다. 검찰이 얼마나 공평한가. 다시 들추어내야 하는가.
이명박 대통령이 관련된 것으로 의심받았던 BBK 사건은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피의사실을 밝혔다. 이것이 어떻게 증거자료에서 제외된단 말인가.
대통령의 측근인 천신일은 검찰 스스로 단서를 포착했다고 언론에 밝히고도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야간집회에 대한 무차별 기소는 헌재의 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인터넷상의 표현을 억압하려던 미네르바 박대성은 무죄로 석방되었다.
정치권력의 가장 저질적이고 악질적 탄압을 받은 KBS 사장 정연주는 무죄선고를 받았다. YTN 노종면 위원장과 노조원들도 무죄다.
X파일 공개 사건의 노회찬도 무죄다.
하늘이 분노할 용산참사의 원인제공을 한 경찰권 행사에 무혐의 결정을 한 검찰과 법원의 수사기록 공개명령 불이행.
한상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 태도. 이명박 대통령 사돈을 비롯한 주변 인물에 대한 형평성 잃은 수사.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 상고 출신들의 4대강 사업 싹쓸이.
미디어 악법 날치기 통과 등등.
이것이 민주주의 국가라는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검찰의 행위를 옳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지난 정권을 비난하던 오늘의 집권세력 주장이 얼마나 거짓이었나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국민의 분노로 전국에서 촛불이 타오를 때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뒷산에 올라 반성을 하고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국민에게 오늘의 한국 정치는 참담하다.
역사는 발전한다는데 한국의 민주주의는 뒷걸음질을 하고 있다. 이야말로 얼마나 역사에 부끄러운 일인가.
한명숙은 우리나라 정치인 중 가장 깨끗하다고 평가받는 정치인 중에 하나며 최초의 여성 총리다. 그런 한명숙을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가 있는가.
노무현 대통령 국민장에서 목이 메어 조사를 읽는 한명숙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많다. 그는 반독재 투쟁을 하다가 옥고를 치렀고 시민운동의 지도자로 존경을 받으며 국회의원과 장관을 했고 총리를 지낸 한명숙이 불의한 세력에 의해서 고난을 당하고 있다.
한명숙은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이 되고 서울 시장 후보로는 단연 1순위다. 이런 한명숙을 뇌물을 받은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매장시키려는 기도를 국민이 믿으리라고 생각하는 정권인가. 제 정신을 가진 정권인가.
“이번 기회에 제 모든 인생을 걸고 수사 기관의 불법행위와 모든 공작정치에 맞서 싸우겠다."
인생을 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명숙의 결의는 비장하다 못해 처연하다.
아무리 이 땅의 정치가 개짓거리 같아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한다. 이미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 이끈 검찰과 언론이 또 다시 같은 죄를 저지르려고 한다. 죄 값을 무엇으로 치르려고 이러는가. 천벌을 각오하고 하는 짓인가.
총리를 지낸 이해찬 공동위원장은 총리공관이 구조를 설명하며 뇌물제공을 질타했다.
“검찰이 제정신 못 차린다면 제가 청사 앞에 가서 가마니 깔고 드러누울 것이며, 이 나라 총리를 지낸 사람으로서 그만한 절개로 싸우지 않는다면 바로 잡히지 않는다고 각오하고 있다”고 말하고 “징역 두 번 산 사람, 또 한 번 처벌해 보라. 못 싸울 게 뭐가 있는가. 아주 비상한 각오로 싸우겠다.”고도 했다.
그렇다. 비장한 각오로 모든 국민이 함께 싸워야 한다.
우리 국민은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 국사독재 치하에서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며 고통을 당했다.
우리는 4.19와 5.18 광주 민주혁명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쟁취했다. 이제는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됐다고 기뻐했다.
지금 다시 우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불안하다. 겁이 난다. 무섭다.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는 위협을 느낀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무너져 가는 언론을 보라. 정연주를 몰아낸 KBS의 보도 작태를 보라. YTN을 보라. MBC의 운명도 바람 앞에 촛불이다. 우리 국민은 다시 ‘땡전 뉴스’를 보며 장탄식을 할 것이다.
무도한 정권의 상징적 작태가 바로 한명숙 죽이기다. 한명숙을 지켜 낸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과 같다. 국민이 지켜 내지 못하면 우리는 다시 독재의 노예가 된다.
민주주의가 눈물을 흘리며 우리에게 구원을 청한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겨내지 못한다. 한명숙을 구하자. 민주주의를 살려내자.
2009년 12월 13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라디오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