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5월31일 만들어진 진주MBC가 8월8일 오전11시45분 결국 ‘해산’ 됐다. ‘광역화’라는 이름으로 지역MBC 통폐합을 추진하던 김재철 MBC 사장,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진주·창원 MBC 합병을 승인한 방송통신위원회 덕분에 43년 3개월여의 역사를 끝으로 결국 사라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8월8일 오전 10시30분 전체회의를 통해 진주MBC와 창원MBC의 합병 안건(지상파방송사업자 변경허가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 양문석 김충식 두 명이 항의 의미로 퇴장했지만,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추천 상임위원 3명은 결국 합병을 승인했다.

진주·창원MBC 합병계약서는 합병의 방법으로 흡수 합병을 명시하고 있다. 두 지역 MBC의 합병 목적은 ‘상호 전략적 사업 성장을 통한 경영 합리화 도모 및 경쟁력 강화를 통한 주주 가치의 극대화 추구’라고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합병을 통해 창원MBC는 진주MBC를 흡수 합병하게 되며 진주MBC는 해산, 즉 없어지게 된다. 합병 이후의 상호는 (주)MBC경남이며, 본점은 진주시 가좌동 700-1이다.

방통위의 ‘합병 승인’ 소식이 전해진 8일 낮 12시 경,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진주MBC 구성원 및 지역MBC 구성원,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 등 진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부터 방통위 앞에 자리를 잡은 채 회의 결과만을 기다리던 이들의 얼굴은 ‘합병 승인’이라는 결과가 전해진 뒤 굳은 표정으로 변했다.

오늘로 진주·창원MBC 통폐합 반대 투쟁을 520일째 이어가고 있는 정대균 언론노조 MBC본부 수석 부본부장의 표정은 더욱 어두웠다. 그는 투쟁 과정에서 진주MBC로부터 ‘해고’를 통보를 받기도 했다. 굳은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정 본부장은 또 다른 ‘투쟁’을 언급했다.

“방통위가 (합병을) 통과시켰지만 끝이 아니다. 당장 법적 투쟁부터 시작하겠다. 김재철에 놀아난 방통위의 결정은 무효이다. 방통위 해체 투쟁을 지금부터 선언한다.”

진주·창원MBC 합병 승인에 대해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재철 사장과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더 이상 사장과 위원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한나라당, 방통위의 해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주·창원MBC 합병 승인은 19개 지역MBC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재철 사장의 ‘광역화’ 정책에 의해 또 다른 통폐합 대상으로 지목된 강릉-삼척MBC, 청주-충주MBC에 대한 본격적인 통폐합 추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방통위의 결정으로 MBC가 추진하는 지역MBC 관련 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통폐합 대상으로 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뭉쳤다.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을 비롯한 강릉-삼척, 청주-충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를 구성했다.

지역MBC 지키기 전국연대는 8일 성명을 내어 “공영방송 MBC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철저히 권력의 뜻에 따라 방송을 유린한 김재철과 그 하수인이 지역의 염원을 무시하며 끝내 진주MBC의 숨통을 끊었다”며 “누차 경고했지만 오늘 방통위는 김재철의 사표쇼에 굴복했으며 스스로 국가기관임을 포기했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이번 방통위의 결정이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하자가 있다”며 방통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절차적으로 법적으로 하자 투성이인 진주·창원MBC 강제 통폐합을 끝내 승인한 방통위를 상대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요구할 것”이라며 “민의를 배신하고 방송법을 위배한 이번 강제 통폐합의 산적한 문제를 조목조목 세상에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역MBC 노동조합 쪽은 이번 진주·창원MBC 합병 승인과 관련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진주·창원MBC 합병을 승인한 주주총회의 문제점을 지적한 ‘진주·창원MBC 합병 무효소송’과 이러한 합병을 승인한 방통위의 의결이 무효임을 강조한 ‘방통위 의결 무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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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