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폭풍의 연인> 조기 종영,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제작진 일방 교체, <PD수첩> 제작진 강제 발령에 이어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교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MBC 구성원들이 “더 이상의 제작자율성 침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 편성 제작 부문 소속 구성원들은 지난 14일 낮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씨 교체 문제가 단순히 라디오 본부의 사안을 넘어, 최근 MBC에서 이어지고 있는 제작자율성 침해 문제와 연결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긴급 간담회를 통해 추후 MBC에서 제작자율성 침해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연대해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PD들의 제작자율성 보장하라”

MBC 편성 제작 부문 소속 구성원들은 이날 밤 성명을 내어 최근 몇 개월 사이 편성, 제작 부문 안에서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드라마 <폭풍의 연인>을 경영진이 일방적으로 조기 종영된 과정에서 담당PD는 물론 드라마국 차원의 의견도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는 경영진이 직접 PD를 교체했으며, <PD수첩>은 핵심 PD들을 다른 부서로 발령한 데 이어 일방적으로 MC 시스템을 바꿨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라디오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미화 교체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또, 제작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입’을 중단하고, 구성원들의 제작자율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이 사태들은 근본적으로 ‘PD의 제작자율성 침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결정 과정 어디에도 PD는 없다. 합리적인 토론도 커뮤니케이션도 없다. 그렇게 자율성을 무너뜨린 결과는 오히려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으로 나타났다”고 강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또 “이런 식으로 경영진이 프로그램 직접 개입을 자행하고 국장이 전횡을 일삼는다면 앞으로 경쟁력 하락과 완성도 저하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PD는 앞으로 누굴 캐스팅해야 하나? 무슨 아이템을 골라야 하나? PD에게는 결과에 대한 책임만 묻고, 제작과정의 핵심권한은 다 빼앗아 가는데 좋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아울러 “지금과 같은 경영기조라면 앞으로도 PD권한의 침해는 반복될 것이며, 그 결과 MBC의 경쟁력도 심각히 타격받을 것임을 확신한다”며 “이번 라디오 밀실개편을 계기로, 편제부문 노조원들은 연대의 틀을 다지고, 앞으로 벌어질 제작자율성 침해, PD저널리즘 훼손에 대해 한 목소리로 대응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미디어스 제공>

하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