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너지 안보...중동지역 무역기반 확대"

민노당“헌정사상 유례없는 위헌적 파병”

아랍에미리트(UAE) 파병 동의안이 국회에서 단 한차례 논의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날치기 처리된 지 한달여만인 11일 우리 국군들이 아랍에미리트로 떠난다.

‘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 부대)’는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에 있는 특수전교육단에서 창설 및 환송식을 가졌다. 특전부대 본진은 11일 전세기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UAE 파병 동의안은 1965년 베트남 파병 이후 사상 처음으로 토론 한번 없이 날치기 통과돼 절차상의 위헌 시비가 일었다. 또한 파병에 대한 법적 근거도 과거 13차례 파병에 적용했던 헌법 5조 ‘국제평화’가 아닌 헌법에도 없는 ‘국익창출’이 명분으로 등장해 위헌 소지가 제기됐다.

더구나 정부는 날치기 과정에서 우리 측이 전액 지불해야 하는 파병 비용 217억원에 대한 예산을 미처 챙기지 못하자, 뒤늦게 예비비를 전용해서 쓸 수 있게 예산총칙을 몰래 개정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관진 국방장관 주관으로 열린 이날 환송식에는 한민구 합참의장, 연합사부사령관, 육군참모총장, 특수전사령관, 각국 국방무관을 비롯한 부대 장병과 가족, 군 관계자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부대명인 ‘아크(Akh)’는 아랍어로 ‘형제’라는 의미로 우리 파견부대와 UAE 특전전부대간 친밀한 관계를 표현한 것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아크 부대’는 본부 및 참모부, 대테러팀, 특수전팀, 고공팀, 지원부대 등 총 130명 규모로 편성됐다.

부대는 UAE 알아인(Al Ain) 지역에 위치한 특수전학교 내에 주둔하며 UAE군과 특수전부대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과 연합훈련 및 연습 등 군사교류 활동을 하고 유사시에는 UAE내 거주하고 있는 우리 국민 보호 임무도 수행할 예정이다. 주둔 기간은 2년이며, 병력은 4∼6개월 주기로 교대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김 장관이 대독한 격려사에서 “이번 아크부대 파견은 기존의 유엔평화유지군과 다국적군 파병과는 다른 새로운 유형의 파견”이라며 “전투위험이 없는 비분쟁 지역에서 상대국의 요청에 따라 우리 군의 교육훈련 경험을 나누는 군사협력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군사협력을 통해 대한민국과 UAE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두텁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튼튼히 하고 중동지역에서 우리의 무역기반을 확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위헌적 파병이 결국 감행됐다”며 “원전수주를 위해 장병들을 끼워 팔았다는 꼬리표가 달게 된 이번 파병은 국군의 임무와 역할을 완전히 벗어난 파병으로, 명백히 위헌”이라고 맹비난했다.

우위영 대변인은 “이번 파병은 지난 12월 8일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날치기 단독 처리된 것으로 그 절차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 생명이 걸린 파병을 여당이 단독처리 한 것은 박정희 독재정권 시절 베트남 파병을 하면서도 벌어나지 않았던 일로, 이명박 정권의 독재성을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또 “이번 파병은 원전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언제든지 연장될 수 있는 것이어서, 장병들은 물론 교민들의 안전 또한 장기간 위험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며 “무엇보다 한국정부가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지역에 빠짐없이 파병을 하게 됨에 따라, 이제 대한민국은 자칫 중동지역의 공적이 될 가능성 마저 크다”고 우려했다.

우 대변인은 “원전수주라는 이명박 정권의 치적 하나 만들어 보자고, 헌법을 어기고 교민과 장병의 안전을 위협할 수 없다”며 “하루바삐 UAE 파병 장병을 철군시키는 것만이 헌법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라디오21 이광길/기자>

하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