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살인사건]용의자 김길태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경찰과 검찰은 최고수준의 검거령을 내렸지만 뒤늦은 감이있다는 여론이 많다. 

경찰은 수사본부장을 부산경찰청 차장으로 격상하고 모든 경찰관이 최고 수준인 갑호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파출소까지 가용인력을 총동원했고 신고포상금도 5백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올렸다.

부산경찰청관계자는"일제 검문검색이 부산과 전국에 동시 시행되고 지금 검거 전담반을 확대 편성해서 피의자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양 납치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김길태는 오늘(9일) 아침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다.

경찰은 어젯밤과 오늘 새벽 부산과 전국 동시에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편 용의자를 지척에 두고 놓쳐 초동수사 미흡이 논란이 되고있다.

용의자 김은 범행 4일 뒤인 지난달 28일에도 김은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친구가 운영하는 주점(사상구 주례동)에서 김은 “나는 범인이 아닌데 경찰이 나를 쫓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달라”고 친구에게 말했으며, 이후 직접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에게 공중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경찰은 김의 전화를 받고 20여분 뒤 현장에 도착했으나, 김은 이미 주변을 벗어났다. 제 손으로 전화를 건 용의자를 놓친 것이다.

이후로도 김은 지난 3일 새벽 사건 현장에서 20여m 떨어진 빈집에 들어가 잠을 자다가 경찰 수색팀의 플래시 불빛을 보고 도주하는 등 범행 현장 근처에 계속 머물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이 현장 지리를 면밀히 살피고, 주변에 감시 인력을 충분히 배치했다면 김을 검거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10일째인 지난 5일부터 13개 경찰서 54개의 강력팀과 형사팀 등 전문수사인력을 지원받아 이양의 집이 있는 덕포1동을 중심으로 합동수색작전을 펼쳤으며, 다음날인 6일 오후 사건 현장 바로 옆집의 물탱크에서 이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양의 사망추정시간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경찰의 초동수사에 따라 이 양이 살아 돌아왔을 수도 있다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때문에 사망추정시간은 중요한 사실이다.

경찰관계자는 "이번에는 여러가지 다른 실험을 했는데도 오염이 심해서 정확한 사망 추정 시각을 듣지 못했습니다"고 밝혔다.

이 양의 빈소가 있는 부산 감전동 장례식장에는 어제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지인들이 찾아 오열했다.

유족들은 오늘 오전 9시 발인예배를 갖고 이양이 졸업한 초등학교 운동장을 들렀다.

이 양의 시신은 화장한 뒤 부산의 한 납골당에 유해를 안치한 것으로 밝혔다.

하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