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통영 원문성과 관련해 지난 27일 문화재청소속 매장분과위원회에서는 원문성 발굴 현장을 방문하고‘현지보존조치’결정을 내렸다.
문화재청 매장분과위원회 위원 5명으로 구성된 현지조사팀은 이날 발굴조사중인 원문성 내외벽을 경계로 개발행위를 7m 이내로 규정하는‘현지보존조치’를 확정함으로써 논란이 됐던 통영원문성은 보존 조치로 결론이 났다.
따라서 아파트개발계획 중 성벽 경계7m 에 접하는 1개 동은 설계변경 등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다만, 원문성을 문화재로써 보존하는 조치와 별개로 아파트 개발계획은 ‘재심의’와‘조건부’등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시행상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원문성의 문제가 지역 문화재로써 시민들의 관심과 보존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늦게나마‘통영향토사연구회’와‘통영길문화연대’두 단체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임규원 기자
성 명 서
원문성을 보존하여 통영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자!
지난 6월 애조원지구 도시개발사업(1,200세대 아파트단지 조성) 시행업체에서 의뢰한 학술자문회의에서 이른바 전문가가 ‘(이번에 발굴된) 원문성은 조잡한 돌담 수준’이라거나 ‘말이 도망가지 못하게 차단하는 목장성 수준’이라고 저평가하였다고 한다.
이에 우리는 통영에 살면서 지역을 사랑하고 이 지역의 향토에 대하여 공부하는 사람들로써 깊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3도 수군을 관할, 총지휘한 삼도수군통제영은 1604년(선조 37년) 우리 지역에 설치된 후 군문(軍門)으로서의 위상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하였다.
특히 숙종대에는 그 위상을 높이고 늘어나는 인구를 수용하며 군문을 확대하였다. 그리하여 1678년(숙종 4년) 통영성을 먼저 축조하고, 1682년(숙종 8년) 통제사 원상(元相)대에 통제영의 북쪽에 성문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원문(轅門)이다. 이후 지속적인 보완작업을 거치며 원문성을 통하지 않으면 통제영으로 들어 올 수 없는 완벽한 육로의 요새를 만들었다.
『통영지』기록에 의하면 원문성은 수문장이 원문성문을 지키고 신임 통제사가 전임 통제사와 인장(印章)을 인수인계하는 원문교인(轅門交印)’을 행했던 곳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2층으로 된 누각인 공신루에는 ‘삼도대원수원문(三道大元帥轅門)’이라는 편액을 걸어, 이곳으로부터 통제사가 직할하는 통제영임을 알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신루 입구에는 통제사의 위엄과 공신을 기리는 비석을 비롯한 각종 비석들이 입구에 서 있었고, 지금도 원문성 안에는 당시 사용했던 우물이 남아 있다.
1895년(고종 32년) 통제영 폐영 이후 일제 등에 의하여 훼손된 원문성이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조선시대 조그마한 생활용품(도자기)도 귀중한 문화재로 인정하는데, 우리가 원문성을 보존하자는 것은 없는 문화재를 새삼 다시 만드는 것도 아니고 과대평가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원문성을 보존함으로써 통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과 시민, 통영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교육 장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문화재청과 통영시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우리는 아파트 신축공사를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원문성 보존을 최우선으로 하여 그 보존대책을 먼저 수립한 후, 아파트 개발 행위를 할 것을 요구한다.
통영향토사연구회(회장 김창욱)
성 명 서
‘통영시민의 자부심’ 원문성을 보존해야 한다!
최근 원문고개의 아파트 현장에서 원문성곽이 발견되었습니다.
통영시는 ‘그곳에 원문성이 있다’는 지역 향토사학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파트 건설 허가를 내어주었는데, 이번에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원문성곽이 발견되었습니다.
개발업체의 의뢰로 6월 초 원문성곽을 발굴하고 학술자문회의를 가졌는데 비판적인 언론인을 차단하고 개발업자의 입맛에 맞는 전문위원들을 동원하여 원문성곽의 가치를 폄하했습니다. ‘목장성 같다’느니, ‘왜 쌓았는지 모르겠다’느니, ‘아파트를 짓고 나중에 통영시가 돈을 많이 벌어 30년 후 복원하라’는 등 학자로써 양심도 없는 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원문성은 통영(統營) 및 고성(固城)의 모든 고지도(古地圖)에도 표현되어 있으며 조선왕조실록에도 그 중요성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중요한 ‘통제영의 관방처(關防處)’입니다. 이러한 중요한 유적을 아파트를 짓기 위하여 허물어 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 합니다.
이번에 발굴된 원문성곽은 통영성의 외성(外城)으로 이곳만 막으면 통제영으로 들어올 수 없는 튼튼한 요새 역할을 했습니다. 오죽 했으면 ‘암행어사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라 실록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또한 통영사람들의 특별한 정서가 이곳 원문 고개에 담겨 있습니다. 원문고개만 넘어오면 고향에 온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즉 원문은 고향을 의미했으며, 통제영 시절에도 원문과 통제영을 동일시했습니다.
원문성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에게 온 것이 아닙니다. 임진왜란을 겪고 관방의 중요한 위치인 이곳에 통제영을 열고, 수군이 바다로 출동을 나갈 때 통제영을 지킬 통영성을 쌓았으며 외성(外城)인 원문성을 쌓고 개미새끼 한 마리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도록 튼튼한 방비를 했던 것입니다.
원문성곽을 쌓은 지 330여 년 만에 다시 통영시민 앞에 나타났습니다.
통제영 관방 중 유일하게 원형 보존된 원문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든 시민들이 잘 알겁니다. 통영은 통제영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도시입니다. 통영사람들의 자부심에는 통제영의 깊은 문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부심의 한 자락인 원문성곽이 발견된 것은 큰 축복입니다. 원문성곽은 꼭 보존해야 할 통영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훌륭한 문화유산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사라지려 하고 있습니다. 통영의 관문인 원문성곽은 꼭 보존해야 합니다. 통영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원형이 잘 보존된 원문성곽은 꼭 보존되어 우리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어야 할 것입니다.
어느 성곽전문가는 최근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최근 통영에서 고지도와 문헌자료에서 확인되던 그 원문성의 실체가 드러났다. 근데 이렇게 300년도 더 넘은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하에 매몰되었다가 다시 드러났는데 이것이 경제논리에 매몰되어 현실과 타협해서 그나마 찾아 놓은 것조차 보존이 안 된다면 정말 우리의 21세기는 더 이상 기대할게 없다. 확인된 원문성은 전체를 보존지구로 지정하고 드러난 그 모습 그대로 남겨두고 다만 주변 환경을 정비하고 안내판을 설치하고 관람동선을 설치하는 것이면 충분할 것이다. 훼손된 모습이면 어떤가? 그자체로 이미 역사인 것을! 더 이상 21세기형 성곽은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통영 원문성이 성곽문화재의 보존정비방향의 새로운 지침이 될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그리고 통영의 문화재 아니 우리 한민족의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시는 통영시민들께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이름만 한국의 나폴리가 아니고 이탈리아 나폴리처럼 로마시대 중세시대 축조된 구조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역사의식과 철학을 뛰어넘는 한국의 통영이길 희망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 성곽전문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동의를 넘어 존경하는 바입니다. 통영은 역사의 도시입니다. 그 역사의 한 축인 원문성곽이 사라져서야 되겠습니까? 역사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고 토목공사로 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한번 사라진 문화유산은 영원히 되돌릴 수 없습니다.
우리는 역사 앞에, 후손 앞에 죄인이 되지 않기 위하여 통영 원문성곽의 보존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문화재청과 통영시에 간곡히 호소합니다. 통영시민들의 간곡한 소망인 원문성곽의 보존을 요구합니다.
통영길문화연대(대표 김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