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철/통영시 체육지원과장
경남도민의 화합 한마당 축제인 제55회 경남도민체육대회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2일까지 양산시에서 성대히 개최되었다. 27개 종목에 1만여 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역대 최고의 화합 체전이라는 평가 속에 나흘간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역동하는 양산에서 하나 되는 화합 체전’이라는 슬로건 아래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이 통합한 이후 처음 개최하는 대회로 그 의미를 더했다.
18개 시군이 참여한 가운데 시부에서는 창원(1), 김해(2), 양산(3)이, 군부에서는 함안(1), 거창(2), 창녕(3)이 1,2,3위를 차지하였다.
통영시는 2억 3천만의 예산으로 25개 종목 554명의 선수와 임원을 출전시켰다. 종합 성적 6위를 목표했지만 7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적은 인구와 시세, 얇은 선수층 등 역부족이었다. 지역 언론들은 현재 우리시의 열악한 형편은 고려하지 않고 등위만으로 체육행정을 비난하고 나섰다. 이쯤 되면 도민체전이 스포츠 축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다. 작년에는 거제와 진주시 축구선수들이 경기 도중 난투극을 벌려 물의를 빚은 것은 지나친 경쟁에서 비롯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처럼 도민체전의 평가 방법이 상대 평가를 거쳐 종합 순위를 매긴다면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있다 할 것이다. 게다가 시군의 명예를 위해 부정 선수 출전을 비롯해서 타 시도의 우수 선수 스카웃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 시킴으로써 화합 한마다 체전이 아니라 승부욕에 사로잡힌 추잡한 체육대회가 되고 말 것이다.
도민체전을 통해 우수 선수를 발굴하여 전국체전에 출전시켜 경상남도의 명예를 더 높이는 것이 체전의 목적이라면 굳이 종합 순위를 매길 하등의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종합 순위 1위 팀만 전국체전에 출전할 자격을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살림 형편이 다르고 체육 인프라를 비롯한 인적 자원의 많고 적음이 다른 상황에서 종합 순위를 매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만 양산하고 말 것이다.
경상남도체육회가 제공한 최근 5년간 도민체전의 성적을 보면 시부 1위 창원, 군부 1위 함안의 순위가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 앞으로도 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종합 순위를 매기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이며 종합 성적이 부진한 타 시군이 얼마나 자존심 상하는 일인지 이를 대변한다.
경쟁도 비슷한 팀이나 선수들끼리 하는 것이지 결과가 뻔한 경쟁을 하는 것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일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노력하면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 통영시가 창원시를 제치고 종합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천지가 개벽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회가 통합한 마당에 경상남도체육회도 변해야 한다. 얼마든지 종목별 경쟁을 통해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면 되지 전혀 의미도 없는 종합 순위를 매길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통영시뿐만 아니라 재정 여건이나 체육 인프라가 열악한 도시의 수많은 체육인들의 바람인 만큼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깊이 고민해 보기를 기대한다.